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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향수는 물론이고 심지어 전자제품까지도 '이미지화'의 대상이 되는 시대이다.
당연히 식문화 또한 이에 포함된다.
우리가 무언가를 먹고자 할 때 단순히 그 음식의 맛 등 내재적인 특성으로만 메뉴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친한 친구들과 허물 없이 먹고 싶을 땐 얼큰한 한식, 중식, 분식도 괜찮지만
교수님과 먹을때에는 정갈한 한식이나 서양식, 일식이 좋다.
데이트 코스로는 햄버거나 피자보다는 파스타가 더 선호되고
일본식 카레와 인도식 카레가 주는 느낌은 그 맛보다도 더욱 상이하다.
이렇듯 음식 혹은 그 식문화 자체가 전달하는 이미지의 힘은 강력하다.
Tumblr를 비롯한 웹에서 전달되는 일식, 특히 스시의 이미지는 이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보통 스시는 그냥 혼자서 등장하지 않고 꼭 젓가락과 함께 등장한다.
또한 종종 건강식의 대표주자 격으로 아보카도 등 다른 재료들과 믹스매치된 레시피도 많이 올라오고
건강음료 등과 함께 찍은 사진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스시가 그냥 '밥 위에 생선 얹은 신기한 음식'을 넘어서
건강하고 새로우면서도 이국적이고 쿨한 느낌을 주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부터 유추해내야 하는 사실은 우리나라 정부가 삽질하던 k-food와 같은 류의 것이다.
k-food는 전통->글로벌화의 이분법적 도식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김치칵테일같은 대참극을 만들어내버렸다.
그리고 또 하나 정부가 집착하는 점 중 하나는 자신들이 직점 k-food를 창조하려는 데 있다.
정부가 개입하면 그건 더이상 쿨할 수가 없다.
어느 젊은 사람들이 정부가 나서서 홍보하는 음식을 먹겠는가?
정부의 역할은 케이푸드인지 나발인지의 민간적 차원의 방향 설정을 지원하고
이들이 자발적으로 해외에서 뿌리내릴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그쳐야 한다.
이건 꼭 초등학생 자녀가 반에서 왕따당한다고 엄마가 직접 반에 와서 "너네 왜 00이랑 안놀아주니?"
하고 따지는 격이다. 당장은 무언가 한 것 같아보여도 결과적으로 그 00이는 결국
유별난 엄마를 둔 마마보이에 지나지 않으며 이는 그 아이를 집단에서 더욱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지 않는가?
똑같은 원리이다. 직접 개입하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참.. 영부인되니 돈 펑펑쓰기 쉽구나'PO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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